목사님칼럼 /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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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오래 전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오래 기다리던 책이라 너무 반가워 포장을 뜯어보니 함께 주문했던 John fogerty 의 컨츄리 음반이 함께 들어 있다. 멀리 유럽에서 긴 시간 여행해서 온 나의 favorite album.

기다렸던 Gerard Pommier 의 책을 집어 들고 단번에 3분의 1쯤을 읽어 내려갔다. 호흡이 가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이 문자들과 언어들의 진의가 프랑스 언어학자가 집대성해 놓은 언어 역사 속에서 착착 맞아 들어간다. 그들은 언어를 연구해 놓았는데 나는 그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의 흐름을 읽는다. 신기하고 신묘막측하다. 그래서 하나님은 살아계신 것이다.


가쁜 호흡을 가다듬고 John fogerty의 음반을 걸었다. 전설적인 컨츄리 록 그룹 CCR의 리더인 그가 팀 탈퇴후 컨츄리 음반을 내 놓았었는데 어디서도 그 음반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프랑스의 헌 책방에서 그 음반을 찾은 것이다. 그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역시 John fogerty,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한참을 그의 음악에 빠져 들었다.


그러다 보니 오늘 약속이 생각났다. KBS 신우회에 설교를 하러 가기로 한 날.


KBS 방속국으로 떠나야 한다. 집사님 한 분이 운전을 해 주시기 위해 집으로 오고 계시단다. 난 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는 중.

25년전쯤 난 군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한 대학 3학년생이었다. 그때 심심풀이로 나가 대상까지 타게 된 대학가요축제가 KBS주최로 열린 가요제였다. 그 일을 계기로 난 가스펠이라는 것을 노래하게 되었고 그 일로 난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된 것이었다. 그러니 그 KBS는 나에게 있어 참 의미있는 곳이다.


그런데 그곳에 내가 설교를 하러 간다. 그때도 난 John fogerty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함께 어울리던 김광석이나 한동준이나 박학기 같은 친구들과 참 많은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했었지만 나의 관심은 이글스나 John fogerty같은 건츄리 적 성향이 강한 음악가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혹시 라디오 방송 출연이 있으면 늘 난 그들의 음악을 틀었고 그들의 음악을 기타 하나로 불러 제끼곤 했다. 함께 하던 PD들의 칭찬에 으쓱해 하며 방송국을 나오던 그 때가 생각난다. 그런데 그 곳으로 이제 복음을 전하러 간다. 재밌다.


아, 나와 동행을 해 주겠다는 집사님이 주차장에 오셨단다. 다녀와서 계속....



비까지 오는 올림픽 대로를 뚫고 KBS 신관에 도착했다. 우리를 반겨주신 분은 ‘달려라 하니, 개구쟁이 스머프’등의 만화 영화를 수입해다가 연출을 하셔서 방송을 하셨던 영화 부문 PD셨다. 신우회 부회장님이시다. 그 분을 따라 신우회 모임 장소로 향하는데 청소년 아이들이 학교에도 안가고 길게 줄을 서 있다. 부회장님 말씀에 오늘 뮤직 뱅크 녹화가 있단다. 팬클럽 아이들이 벌써부터 와서 진을 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예배를 드릴 장소는 뮤직뱅크라는 프로그램 녹화장 바로 옆이었다. 한쪽에서는 아이돌 그룹 아이들의 고막을 진동시키는 시끄러운 음악이 들려오는데 한쪽에서 피아노 반주에 찬송가가 들려온다. 그 불협화음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거두절미하고 한 시간 설교를 했다. 함께 동행 한 최집사님 말로는 설교를 시작한지 한 5분쯤 뒤에 모든 사람들의 머리가 앞으로 쏠리더라 했다. 설교를 하는 나도 알 수 있었다.



그 분들의 진지함과 열정이 내 가슴에 와 닿았다. 아나운서, PD, 방송 심의실 부장님, 연기자, 모두들 말씀에 갈급해 있음이 눈에 보였다. 설교가 끝나고 함께 방송국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면서도 질문은 계속되었고 강해 설교를 계속 듣고 싶으시다는 그 분들께 우리 교회 웹 사이트를 알려 드렸다. 식사를 한 후에도 우린 방송국 지하 커피숍에서 한참 동안 말씀을 나누었다. 라디오 피디들께서 매주 성경공부를 해 주십사 정중히 부탁을 하셨다. 그 중에는 나의 사사기 강해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는 젊은 프로듀서도 있었다.



조금 신기했다. 이런 반응은 기대도 안 했는데 눈물까지 훔치며 말씀을 달게 받는 그런 하나님의 백성들이 도처에 있다는 것, 감사한 일이다. 기분 좋은 추석을 맞을 것 같다. 이번 주일은 우리가 예배당으로 쓰고 있는 기독교 방송 건물을 쓸 수 없어 부득이 하게 교회로 모일 수가 없다. 간만에 가족들과 추석 아침상에 둘러앉을 수 있을 것 같다. 난 거기서도 또 진리의 말씀을 이야기할 것이고 가족들은 추석 상에서 하늘의 양식을 함께 받아먹게 되겠지. 다른 거 없다. 이게 행복이다.

최 집사님 고생 많았어요.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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